지나가는 비(2) / *부는 바람*
비가 오리라고는 생각치못했는데
느닷없이 내리는 비에
황망한 눈길로 창밖을 본다.
저기 저 먼 하늘 아래 그 곳에도
비가 내릴까... 그 사람도 비를 보고 있을까!
같은 땅 같은 하늘 아래 있어도
모두가 다 같은 생각으로 살지는 못하는것
서로 엇갈리는 마음으로라도 만나서
우리는 사랑을 하리니...
잠시 후면 걷혀버리고 말 지나가는 비라도
나의 가슴에 젖어들면 그리움으로 남는것
우리들의 기억속에서 살아 있는한
소중한 추억으로 기록되어 남을 너와 나의 이야기!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쏟아져 내린 빗물에 희미해질 그 이야기들을
그래도 나는 기억하련다.
나를 가지지 못해 가슴태우던 너를
너의 그 뜨거운 가슴을 밀어내야만 했던 나를
우리는 서로가 이해 하지 못했다.
한바탕 쏟아지는 비처럼 그렇게
너는 나를 지나가고 나는 너를 돌아보는데
아, 그래서 추억은 아름다운것인가!
슬픔이 배어나는 그런 그리움으로
저 하늘에 걸려서 머뭇거리다가
이내 검푸른 비구름으로 변하여 나를 질타하는...
너의 그 열열한 소망을 나는 안다.
지나가는 비로 나를 만나기 싫어서
그저 나를 잡고 가슴을 쥐어뜯던 너를
내 가슴에 젖어들지 못해서 눈물 흘려야했던 너
그 뜨거웠던 여름의 격노한 비의 외침을...
잠시 잊고 있었던가!
나의 가슴을 두들겨 흔들며
지나가는 비...
너의 뒷모습을 거기서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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