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가을편지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감성이 무디고 무뚝뚝한 사람이라도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에는 문득 시라도 한편 써보고 싶어지고
그 동안 잊고 지냈던 편지라도 한통 써서 우표를 붙이고
빠알간 우체통을 찾아 나서고 싶어지지요?
세월은 정신 없이 흘러만 가고
조금 더 머물러줬으면 좋을 아름다운 추억들은 길가의 낙엽처럼 쌓여만갑니다.
우리들에게는 현재와 미래만이 희망이라고들 하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추억을 회상하며 지내는 시간도 그에 못지 않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게 사실이지요!
물론 지나간 일에 지나치게 얽매이는 것은 부질 없는 짓이겠지만
아름다운 기억들, 잊지 못할 이야기들은 누구나 가슴속에 한아름씩
안고 살아가는게 우리들이기에...
추억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가을은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랗게 혹은 빨갛게 물들어 바람에 흩어지는 낙엽이
마치 우리들의 삶을 닮아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가을에 펼쳐지는 산과들의 아름다운 색의 향연은
저절로 우리들의 마음속으로부터 찬탄이 터져 나오게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느라 바쁘다는 이유로 회색빛 도심을 거의 벗어나지 못하고
그냥 이 가을을 지나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끔은 시간을 내서라도 한적한 시골길로 나가 차는 세워놓고
한가로이 거닐어 보는 것은 어떨지...
그 동안 잊고 지냈던 가슴 저 깊은 곳으로부터의 나의 소리를 듣게 될 수 있다는 것!
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이야기를 하곤합니다.
평소 우리들이 잊고 지내던 그 모든 것들이 어쩌면 그 곳에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많은 것들과 마주하게 되는 가을 들길...
이 가을이 다 지나기 전에 한번 꼭 한적한 시골길로 나가서
거닐어 보시기 바랍니다.
아, 둘이나 여럿이도 좋겠지만...
가능하면 혼자서 다녀 오는게 더 좋을 것이라는 말씀! ^^*
혹시...
그 가을 들길에서 길을 잃게 되시더라도 당황하지 마시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걷다가 보면 자신이 걸어 왔던 그 추억의 길과 만나실 수 있을겁니다.
이 편지를 읽으신 모든 분들...
시간을 내실 수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나가시기 바랍니다.
가을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건강 잘 챙기시고요... ^0^
*부는 바람*
♬가을편지 / 노래 - 부는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