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교차로
우리나라는 생각보다 자동차가 많다. 자동차 사고율 역시 OECD 가입국 중 항상 상위에 랭크되어 있을 만큼 많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양보 운전’이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식상해 할 정도다. 양보만 한다고 해서 교통사고가 없진 않겠지만, 제대로 양보한다면 현저히 줄일 순 있을 것이다.
오늘은 회전교차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유럽은 이미 오래전부터 회전교차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교통량이 많지 않은 곳을 시작으로 회전교차로를 도입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는 내년부터 회전교차로를 일반국도 등에 확대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전교차로를 확대하는 이유는 교통사고 감소와 더불어 통행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함이다.

안전행정부와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일반교차로를 회전교차로로 바꾼 지역의 교통사고가 49%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특히, 서울시에 완공한 회전교차로 3곳을 대상으로 설치 전후 1주일간 교통 상황을 분석한 결과가 놀랍다. 교차로 통과 시 지체도가 평균 55% 감소하고 통행 속도는 1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신호등이 존재하는 교차로를 많이 이용했던 운전자들에게 회전교차로는 조금 낯설 수도 있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정부에서 조사한 결과보다 효과를 더욱 극대화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회전교차로 내에서는 ‘양보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운전을 할 때 양보하지 말라? 어찌 들으면 욕먹을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회전교차로'에 국한해서 만은 그래야 한다는 뜻이다.

회전교차로 주변을 보면 회전교차로임을 알려주는 교차로 표지판과 함께 이런 문구가 보일 것이다. ‘회전 차량 우선’. 운전 면허증을 취득을 한 이들은 적어도 한글은 알고 있으니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 회전 교차로에 진입할 때 이미 교차로 내에서 회전하는 차량이 있으면 진입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미 회전하고 있는 차량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멈춰 기다리라는 건 아니다. 본인이 진입하려는 곳까지 오기 전에 교차로 내로 진입할 수 있다면 그냥 가면 된다. 회전중인 차량을 방해만 하지 말자.
하지만 이상하게도 에디터가 자주 운행하는 회전교차로에는 생기지 말아야 할 일들이 생긴다. 양보할 곳에서 양보 안 하고 회전 중인 차량이 진입하려는 차량에게 양보하는 모습이 너무 자주 보인다. 회전교차로에서 회전 중인 차량은 ‘양보’보다 ‘진행’이 우선이다. 반대로 이야기 하자면 회전교차로를 진입하려는 차량은 회전 중인 차량에게 양보를 바라지 말고 차량이 진입할 공간이 생기면 그때 진입해야 한다.

[경기도 양평의 회전교차로, 사진 출처=구글 맵스]
얼마 전, 경기도 양평에 생긴 회전교차로 내에서 회전 중인 차량이 교차로 내로 진입할 차량에게 손짓까지 하며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 차량은 회전교차로 내에서 ‘양보’를 위해 차량을 멈추기까지 했다. 때문에 뒤 따르던 차량들이 모두들 급하게 정차를 하게 됐고, 멋지게 손짓까지 하면서 양보를 하려던 운전자는 굉장히 많은 욕설을 들어야 했다. 문제는 그 운전자는 자신이 왜 욕을 먹고 있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
회전 중인 차량이 진입하려는 차들로 인해 교차로 내에서 정지하게 된다면 누군가 잘못된 운전을 하고 있다는 소리다. 물론 차량이 너무 많다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생기겠지만 최소한 진입차량 운전자와, 회전 중인 운전자는 항상 회전교차로를 잘 이해하고 운행해야 한다.

회전교차로는 낯설지만, 잘만 이용하면 교통사고도 많이 줄일 수 있고 교통 흐름도 원활해진다. ‘회전 차량 우선’ 이것만 알면 된다. 마지막으로 회전교차로를 돌면서(시계 반대 방향) 교차로를 빠지기 전에 깜빡이(시그널 램프)로 내가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 알려주는 것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