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빈 의자
따르릉348 / 우리는 나그네
GarangBee
2023. 3. 25. 18:22
☎따르릉348☎
봄이 왔지만
또 봄은 왔지만
그 따스한 봄을 반갑게
맞이할 수 없어서
무심한 곁눈질로
힐끗 보았다.
봄이 왔지만
그래서 따뜻하지만
그 화사한 햇살이
성가셔 눈을 흘기고
어둑한 방안에 우두커니 앉아
외로움을 뒤집어썼다.
기나긴 시간과의 씨름
그 깊은 외로움에
지쳤을 어머님 생각에
괜히 죄 없는 봄을
미워하고 있다.
엄마!
평생을 한결같이
우리 자식들을 향한
해바라기로 살아오신
나의 어머니가
어느새 아흔을 훌쩍 넘기고
가녀린 몸을 비틀거리며
대문 앞 어둠속에서
뭔가를 기다리신다.
절은 날을 묻어놓고 온
그리움의 보따리일까?
내일은 모시고 나가
벚꽃 구경이라도 해야지
안 되겠구나!
우리는 나그네 / 향묵스님
봄이 왔는데 몰랐네요.
꽃이 피었는데
미처 그걸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