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랑/- 나도 낙서 좀

내게 주는 선물!

GarangBee 2023. 9. 28. 13:29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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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명절이면 가장 바쁜 곳이 

대형 할인마트와 백화점 그리고 인터넷 쇼핑몰인 것 같다.

물론 터미널과 공항 등 대중이 몰리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복잡하다.

선물을 사기 위한 사람들 그리고 어디론가 떠나려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시장바닥처럼 혼잡한 모습을 보면서 

또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지만 

우리 어렸을 적의 그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게 사실이다.

 

나야 뭐 특별히 선물할 곳도 별로 없고 받을 일도 없기에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크게 번거로울 일도 없고 선물을 준비하느라 

고심할 필요도 없으니 별 걱정은 없는데 오늘 형제들이 어머님을 뵈러 

미리 다녀간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돌아가는 길에 간단하나마 들려 보낼 생각으로

선물을 고르려고 근처 마트에 다녀왔는데 역시나 사람들이 많다.

 

제한적인 공간에 사람들이 몰려드니 주차장은 차들로 빼곡하고 

매장 안에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명절은 명절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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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을 사람을 생각하면서 고르는 선물!

상대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아무런 정보가 없다면 차라리 편할 수도 있지만

평소 잘 아는 사이라면 어떤 선물을 하는 게 좋을지 신중하게 생각한다.

 

내가 아닌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주려면 내가 가진 것 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을 골라서 줘야 한다는 어머님의 말씀을 늘 듣고 자란 나로서는 

어른이 되어서도 늘 그 말씀을 떠올리며 살아가고 있지만 

솔직하게 가끔은 내 것을 제일 좋은 것으로 남기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가진 것을 나누어주는 것이 아니고 새로 사서 주는 것이라면?

역시 상대의 취향, 성향을 떠올리게 되고 같은 것이라면 그중 좀 나은 것으로 

준비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다.

 

이번에는 포도를 선물하고 싶어서 포도 중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맛도 좋은

블랙사파이어를 사고 싶었지만 내가 있는 곳 가까이에는 그 포도를 파는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샤인머스켓과 머루포도를 골랐다.

 

그런데! 

나도 포도를 좋아하지만 귀하고 비싼 포도를 

내가 먹기 위해서 산 적은 몇 번이나 될까 생각하게 되었다.

명절이나 제사 혹은 다양한 행사 때 올라오는 과일을 주로 먹다 보니

내가 먹기 위해서 과일을 사는 적은 거의 없었잖아?

우린 늘 다른 사람을 위한 선물은 정성스럽게 준비하면서

정작 자신을 위한 선물은 단  번도 준비하지 않는 걸까?

잠시 골똘히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나를 위한 최고의 선물은? / essence.com
  

 

 

 

그래, 정말 그렇구나!

왜 나를 위한 나의 선물은 한 번도 준비하지 않았을까!

 

아주 가끔은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다른 누군가로부터 받는 선물도 좋지만 어쩌다 한 번은 내가 나를 위하여 

귀하고 좋은 선물을 준비할 수도 있는 건데 왜 안 하고 살았을까!

 

생각보다 성과가 좋았을 때라든지 기대한 것 이상으로 일이 잘 풀렸을 때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 하지만 내가 나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할 일이 있을 

가장 소중한 나에게 마음을 다해 사랑을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맞아, 남을 위해서는 늘 좋은 것만 골라 선물을 준비하면서 

나 자신에게는 왜 그렇게도 인색하고 궁상맞았는지 

갑자기 지난날들에 대한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싸고 허접한 것들로 자신을 홀대했던 나, 왜 그랬을까?

왜 나는 나를 귀하게 여기지 않은 걸까!

 

세상 그 누구보다도, 세상 그 무엇보다도 더 소중한 나!

아무도 나를 몰라준대도 나는 나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 누군가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면서 웬만하면 나를 위한 선물도

함께 준비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실천해야겠다.

 

나에게 줄 수 없는 것은 남에게도 주지 말자! 

엥? 이게 지금 맞는 이야기인가, 너무 이기적인 생각은 아닐까!

아니지, 자신을 귀하게 여기지 못하면서 다른 누군가를 귀하게 여길 수 있다고? 

그건 언어도단이다, 그러므로 나에게 선물하지 못하는 것을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건 반칙이다!

 

그러니까, 우선 나에게 먼저 선물하고 나서

다른 누군가를 위한 것도 준비하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다. 

물론 내게는 이미 있거나 갖고 싶지도 않고 불필요한 것이라면 Pass! 

 

맞지? 

 

그럼, 맞고말고! / te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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