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가 그리고 그리다가 또 쓰고, 그래도 못다 한 이야기를 흥얼거린다!
글이랑/- 나도 낙서 좀
유난히도 가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시월에는 더욱 풍성한 추억들과 많은 행사들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소보다 많은 술자리를 갖기도 하고
잘 가지 않던 산에도 가서 단풍을 즐기도 한다.
10월이 좋다.
단풍도 좋고, 조금 쌀쌀한 날씨 조차도 너무 좋다.
게다가 10 월이면 생각나는 많은 추억들이
지나간 날들의 각별한 기억과 그 속에 빼놓을 수 없는 사람들을 생각 하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하필 10 월의 마지막날 결혼을 한 친구가 생각난다.
그 날 피로연에서 "잊혀진 계절"을 부르던 그 친구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그런 것인지 지금도 궁금하다.
해마다 10 월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 "잊혀진 계절" 을 목이 터져라
불러대다가 술 한잔 마신 기운으로 내게 전화를 하곤 했었는데
오늘 밤에도 그 친구는 술 한잔 하고 그 노래를 부를것인지...
가을은 참으로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는듯하다.
물론 색으로도 그런 면모를 유감 없이 보여주고 있지만
그 속에 담겨진 갖가지 이야기들만 해도 가을은 너무나 풍성하고 아름답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서 가장 많은 찬사와 사랑을 받는 계절 역시도
분명 가을이리라!
예술가들의 왕성한 활동을 독려 하기도 하고
예술의 혼을 불러 일으키는 소재가 되기도 하는 가을!
가을은 그 자체만으로도 그대로 예술인것이다.
낙엽이 좋다.
그 뜨거웠던 여름을 온몸에 담고서 장렬히 죽어가는 전사 처럼
차가운 대지 위에 이슬과 서리를 뒤집어 쓰고 누워 있다.
무심하게 밟고 지나는 우리들에게 마지막 까지 무엇인가 웅변을 하듯이
바스락 거리는 낙엽이 너무도 아름답다.
우리들의 인생도 그 처럼 낙엽으로 지는 가을에
새로운 사랑을 시작 하는 연인들이 함께 바라보고 있을 저 가을 들녁에
불어가는 바람 처럼 그저 무심하게 흘러 가는 사람들...
그 속에서 나는 누굴 보았을까, 멈칫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건만
한참을 바라보는 가을 그 속으로 그리움이 어둠처럼 내리면
난 갈 곳을 잃은 나그네가 되어 거리를 헤매인다.
이제는 다 돌아가고 없는 사람들의 거리에서
나는 언제나 마지막 까지 남아 텅빈 거리와 쓸쓸한 가을 그 허허로운
공간을 가슴에 쓸어 담는다.
사랑이 좋다.
그 사랑이 곧 이별인 줄 알면서도 그래도 좋았다.
사랑에 빠져 있을 땐 이별이 얼씬도 못하겠지만 그 사랑이 넘쳐 제 힘에 겨울 때가 되면
어느 새 이별이 곁에 다가와서 호시탐탐 기웃거린다.
사랑의 다른 이름은 그래서 이별이다.
슬픈 이별이 아름답다.
고통스럽고 뜨거운 눈물을 동반 하는 사랑...
그래서 아름다운 사랑은 이별도 더 아프고 쓰리다.
그래서 이별도 아름다운것, 이 가을에 사랑을 잃은 사람
이 가을에 사랑을 만난 연인들 모두가 시인이 되고 예술가가 되어
온 세상을 그저 작품들의 전시장으로 만들어버린다.
그 많은 밤들 중에 왜 10 월의 마지막 밤을 노래 했을까!
그리고, 그 10 월의 마지막 밤이 주는 느낌을 어찌 해서 다들 비슷하게
공유 하게 된것일까!
정말 수수께끼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사람과의 마지막 밤도 그 어느 바닷가의 마지막 밤도
어느 깊은 산골 마을에서의 마지막 밤도...
저 멀리 철책에 둘려 쳐진 전방 부대에서의 마지막 밤도
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각별한 추억을 안겨 줬건만
노래는 10 월의 마지막 밤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단다.
우리 모두는 그래서 10 월의 마지막 밤을 찬양하는 종교 집단 처럼
온 나라 백성들이 하나가 되어 부르는 노래
잊혀진 계절...!!!
하지만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그 노래를 오늘 또 불러본다.
*부는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