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 Leon Gerome , [밧세바]Bathsheba
어느 봄날 저녁 유대의 왕 다윗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고 궁정 옥상을 거닐었다.
압몬족과 벌이는 전투에 대한 우려와 춘풍이 마음을 어지럽힌 걸까?
사색에 잠긴 채 헛되이 맴돌던다윗의 눈길이 무심히 궁정 밖을 스치는 순간 번쩍 빛을 발했다.
저 멀리 황홀하게 아름다운 여인이 눈부신 알몸을 드러낸 채 목욕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아찔한 광경에 욕정이 불끈 치솟은 다윗이 시종을 다그쳐 알아낸 여인의 이름은 밧세바로,
용맹한 군인 우리야의 아내였다. 첫눈에 상사병에 걸린 다윗은
욕망을 참다못해 결국 밧세바를 궁정으로 불러 야욕을 채우고 말았다.
유부녀와 성급하게 치른 정사가 그를 너무 흥분시켰던 탓인지
밧세바는 덜컥 죄악의 흔적인 아기를 잉태했다.
궁지에 몰린 다윗은 간통의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갖는 꾀는 다 써보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가자 왕의 권력을 악용한 무서운 계략을 꾸몄다.
우리야의 상관에게 그를 전쟁터에 홀로 남겨 두고 후퇴할 것을 은밀하게 지시한 것이다.
비열한 음모로 눈엣가시 같은 연적을 제거한 다윗은 과부가 된 밧세바를 보란 듯 아내로 맞이했다.
두 사람은 성대한 결혼식을 치르고, 아이도 낳았지만
왕의 악행을 알게 된 백성의 원성과 신의 분노를 피할 수 없었다.
신의 저주가 불륜의 결실인 아이에게 내려 자식이 급사하자 정신이 번쩍 든 다윗은
자신의 죄악을 통감하고 여호와께 매달려 자비를 구했다.
다윗의 애걸과 탄원이 신을 감동시켜 그들은 죄를 용서받고
장차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왕이 될 후계자인 솔로몬을 낳았다.
천하의 악녀가 아니라면 그토록 현명하고 위대한 왕이 이성을 잃고
욕망의 포로가 될 리 없다고 생각한 것일까? 남자의 부정에는 한없이 관대한 화가들 덕분에
다윗은 요부의 유혹에 빠져 명예를 더럽힌 희생자로 격상되고
밧세바는 악녀의 역할을 떠맡게 되었다.
HANS MEMLING,[밧세바]Bathsheba, 1485
한스 멤링의 그림을 보면 밧세바를 희대의 요부로 부각시킨 화가들의 의도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목욕을 끝마친 밧세바가 욕통의 커튼을 젖히고 한쪽 발을 내밀며 나오는 중이다.
욕의를 걸치고 욕조 밖으로 나오는 밧세바의 매혹적인 나체는 고딕식 누드의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작은 유방, 긴 허리, 볼록한 복부, 가녀린 몸매가 더없이 색정을 자극한다.
멤링 이전의 화가들은 여인의 누드를 그릴 때 관능성이 느껴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다.
성별을 구별하기 힘든 몸매에 간신히 유방의 형태만 묘사하여 겨우 여성임을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이처럼 누드를 에로틱하지 않게 표현한 것은 행여 남성들이 음욕에 빠져 신앙심을 버리고
타락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와 두려움 때문이었다.
Gustav Adolf Mossa, David and Bathsheba
19세기 프랑스 상징주의 화가인 모사는 밧세바의 요부 이미지를 드러내 놓고 표현했다.
또 그는 다른 화가들과 달리 다윗왕을 욕정에 불타는 늙은 호색한으로 묘사했다.
잔뜩 멋을 부린 다윗왕이 밧세바의 손을 잡고 유혹을 한다.
긴 매부리코와 게슴츠레한 눈빛은 다윗이 여색을 유난히 밝히는 노인임을 나타낸다.
화사한 분홍빛 드레스를 입은 밧세바의 몸에서는 역겨운 매춘부의 느낌이 강하게 풍겨 나온다.
밧세바가 음탕한 창부라는 사실은 요란하게 치장한 옷차림과 장신구를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큼직한 보석이 달린 목걸이는 그녀가 몸을 제공한 대가로 받은 것임에 틀림없고 앞가슴을 장식한 만개한 꽃은
성적 상징을 노골적으로 나타낸다.
배경에는 음탕한 남녀의 수작을 알 리 없는 가엾은 우리야가 용감하게 전쟁터로 말을 달리는 모습이 보인다.
화가는 부정한 남녀와 무고한 희생자를 대비시켜 두 남녀의 불륜이 가장 사악한 행위임을 폭로했다.
밧세바는 왕이 나타나는 시간을 계산해 목욕을 하고, 관음증을 교묘하게 이용해 남자를 유혹했으며
고귀한 남자의 이성을 짓밟고 명예를 더럽힌 죄로 요부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명옥의 <팜므파탈> 中
Mambozart (모자르트 교향곡 40번) - Klazz Brothers & Cuba Percussion
'잡동사니 > 이것저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을 지키는 20 가지 방법 (0) | 2008.10.21 |
---|---|
그런데, 지금 몇시나 됐지? (0) | 2008.10.13 |
무서운 마누라 피해 도망가기! ^^* (0) | 2008.09.28 |
돈이 모이는 집 꾸미기 (0) | 2008.09.26 |
선 긋기 게임 (0) | 2008.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