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다린다!
비가 내리기를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과 늘 바라는 것이
어느날 슬그머니
이루어지기를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유난히 더 길고 지루하다.
전자렌지에 음식을 넣고
기다리는 3분은 또
왜 그렇게도 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린 내 청춘을
생각하면 이건 속임수다.
시간의 장난질...
울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이기에
속절없이 보내 버린
지난 날을 자책하며
남 몰래 구시렁거린다.
반기지도 않는데
염치도 없이 마구 달려드는
야속한 것들...
하나씩 덜어내고
치우며 작은 봇짐 하나
그것마저도 다시 풀고
문밖을 내다본다.
어디쯤 오는고?
안 와도 쓰겄구만...
♣
그동안 얼마나 가물었으면 이틀 정도 이어지는 비에도
논과 밭에는 물기가 별로 없다, 내리는 족족 다 스며들어 흔적도 없는 빗물...
우리네 삶도 그렇게 자취 없이 떠나가 버리고 마는 것이라는 생각에
이 밤에 추적이며 내리는 저 빗소리가 애틋하다!
시간을 더 얻을 수 있다면
구걸이라도 하리라!

'잡동사니 > 빈 의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내가 무서워?! (0) | 2023.06.04 |
---|---|
풀이 무슨 죄? (0) | 2023.05.13 |
따르릉348 / 우리는 나그네 (0) | 2023.03.25 |
따르릉346 / 운전대장 (0) | 2023.02.01 |
따르릉344 / 무수사 산책로, 덕성산 (0) | 2023.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