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지고 깨어져
서릿발 같은 눈가루가 되었을까!
지금 햇살과 함께 흩날리는 눈이 그렇다.
예전에 흔하게 보았던
부드러운 솜뭉치와는 다른 모습으로
오늘 이 차가운 겨울의 아침을
자꾸만 두드리는 의혹...
침묵하고 있는 그대의 가슴만큼이나
무거운 진실을 가리려는 듯
불안한 나의 마음에 눈발 보다도 햇살이 더 시렸다.
쌓이고 또 쌓여도 결코 두터운 언덕이 될 수 없는
당신과 나의 위태로운 사랑...!
칼날같이 날카로운 겨울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는 나의 가슴속으로
아주 낯설고 무서운 당신의 얼굴이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무슨 말을 하려고 그랬을까...
꼭 다문 그 입술이 슬프다.
안된다!
아직 서로의 가슴 속 그 끝에 닿지도 못했는데
조금만 더... 아주 조금만 더 가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마치 선물처럼 우리들 품에 안겨올텐데
섣부른 생각으로 잘 익어가고 있는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를
미리 딸 수는 없다.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불고 있다.
내 가슴에 가득 안겨 오던 그 사랑의 온기가
오늘은 이상하게도 느껴지지 않아서
애타도록 기다려 보았지만
뭔가 뒤틀려버린 것 처럼 마음이 뒤숭숭하다.
내 사랑이 이상하다!
지금 나의 손길을 외면하고
어딘가 다른 곳을 보고 있다.
추운 겨울밤을 혼자 보내다 지쳤을까?
너무 먼 곳에 있는 사랑이 부질없어
그 긴긴밤을 뒤척였을까...
나도 그랬는데!
나 역시 외롭고 긴 밤을
혼자서 웅크리고 뒤척이며 당신을 그리워했는데
그래도 나는 그 외로움에 지치지 않았는데
내 사랑은 그렇지 않았을까!
깨지기 쉬운 유리알 처럼
꽁꽁 얼어붙은 겨울의 얼음장 같이
그렇게 당신의 마음이 얼어버렸다 해도
내 가슴이 뜨겁게 타는 한
그 부서지기 쉬운 가슴을 지켜줘야지...
혹여 부서진다 해도
마지막 한 조각까지 다 찾아내어
다시 붙이리라!
우리 사랑의 파편은 잃을 수 없어
단 한 조각도 나의 눈에서 벗어날 수 없지
그 걸 잘 알고 있는 나이기에
당신이 흔들려도, 그리고...
내 마음이 방황을 해도 두렵지 않아.
우리 사랑은 내가 지킬 거니까!
지금은 얼어붙은 겨울
깨지기 쉬운 유리알 같은 마음을
들여다 보면서
호호 입김을 불어본다.
거기에 그렇게 그냥 있어
더 이상은 안돼...
알았지?
내 사랑을 겨울바람 속에 그냥 두지 말아야지
꽁꽁 싸서 따뜻한 겨울 외투 속에 넣어
품고 다녀야지...
우리 서로 추운 겨울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하자.
내손 꼭 잡아...
그리고, 따라와!
나를 믿지?
사랑해... ♥
*부는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