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쓰고 나를 그리며 부르는 노래!

쓰다가 그리고 그리다가 또 쓰고, 그래도 못다 한 이야기를 흥얼거린다!

GarangBee

글이랑/- 나도 낙서 좀

어머님 코고는 소리

GarangBee 2013. 10. 15. 16:59

80 이 훨씬 넘으신 노모께서

오늘 백내장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지지난 주에 오른쪽을 하시고 오늘 또 왼쪽을 마저 하셨는데

처음 오른쪽 수술을 마치고는 무섭고 징그러워서 다시는 안하시겠다더니만

수술한 눈과 그렇지 않은 눈과의 차이가 심해서 불편하셨는지

왼쪽도 마저 해야겠다시기에 오늘 마저 한 것이지요!

 

저도 눈 수술은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설명만 듣는데도 긴장이 되고 상상만으로도 무서워서

나는 백내장 수술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신 마취도 아니고 안구를 중심으로 부분적인 마취만 하기 때문에

모든 신경은 살아있고 냄새도 소리도 느낌도 그대로인 상태로 안구를 절개하여

그 안의 수정체를 일부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작업이라니

그 생각만으로도 긴장되고 두려운 것을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 감당하기 힘든 수술을 마치시고 집으로 돌아와 모처럼 이 아들이 끓여주는

아주 특별한 칼국수(코다리와, 만두가 들어가는) 를 맛있게 드시고

지금 누워서 코를 골며 잠이 드셨습니다.

 

아마도 한시간 남짓의 긴장되고 두려운 시간을 보내신 후라서

긴장도 풀리신데다가 점심도 따뜻하게 드시고는 잠이 몰려왔겠지요?

 

그나저나, 이제 앞으로 오래 사셔야 10 여년 남짓이라 생각을 하니

무라 표현하기 어려운 감회가 밀려들어 그저 가슴이 먹먹하기만 합니다.

 

그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을 어떻게 잘 해드려야 할까

잠시 생각을 하면서 두서 없이 몇자 두들겨봅니다.

 

지금 오후 4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비바람이 불어서 그런지 벌써 방안이 어둑하네요.

창문들 덜컹이며 지나가는 가을바람에 마음까지 스산하고

괜히 바빠지난 느낌이기도 하고요...

 

이 글 읽어주신 님들 오늘 밤 따뜻하게 잘 보내시고

가장 가까이에 계신 사랑하는 분들에게 사랑의 마음 꼭 전하시고

부드러운 미소로 그 사랑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인생은 바람같이 스쳐지나고 마는 것이니까요!

 

 

*부는 바람*

 

 

산울림의 "어머니와 고등어"  듣기  →

http://youtu.be/iCVcpUWbH04

 

 

 

'글이랑 > - 나도 낙서 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주 무심천의 겨울  (0) 2014.01.12
삶과 이별  (0) 2013.11.22
착각  (0) 2013.07.04
누렁이 해피의 죽음  (0) 2013.01.20
과메기  (0) 2013.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