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베어본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칼이라는 것을
봄날 따사로운 햇살로 다가왔다가
서릿발처럼 차갑게 돌아서 가버리기도 하는 사랑!
사랑에 상처받아 본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가장 치료하기 어렵고 아물지 않는 것은
사랑의 상처란 것을...
사랑은 그냥 머무는 것이 아니다.
늘 긴장하고 살펴야 하는 것이 사랑이다.
잠시라도 방심하면 그만 금이 가고 깨어지기도 하는 사랑!
사랑의 유효 기간은 내 마음대로 안 된다.
그 기간이 길다고 꼭 좋은 것도 참된 것도 아니며
단 하루를 만나고 헤어졌어도 평생을 간직하게 되는 것 또한
사랑의 속성이다.
사랑을 믿으면 상처를 입게 된다.
그렇다고 사랑을 믿지 못한다면 인생을 모르고 사는 것과 같다.
상처는 고통스럽지만 그래도 아파 본 사람만이
그 사랑의 오묘함을 알 수 있기에...
사랑의 칼날을 우리가 휘둘러놓고
다치고 나서는 사랑을 원망하는 우매한 우리
사랑을 칼로 휘두를 것인가 솜사탕으로 녹일 것인가는 우리에게 달렸다.
그것은 물을 닮아서 그 담긴 그릇에 따라 모양도 달라진다.
나는 과연 어떠한 모양의 그릇일까!
내 안에 담겨 있는 사랑은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을 만나는가!
사랑이라 굳게 믿고 있는 내 안의 그 사랑으로
누군가를 모질게 베어버린 적은 없었는가!
사랑에 베인 가슴을 끌어안고 고통스러워 울었다.
하지만, 나에게 상처를 입힌 그 칼날은 바로 내 안에 있었고
그 칼을 휘두른 사람 역시 타인이 아니라는 걸 알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되돌려 받은 나의 과오를 인정한다고 해도
한 번 사랑의 피 맛을 본 칼날은 절대로 무뎌지지 않는 게 두려웠다.
한순간에 돌아서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길로 가버리는
그 사랑의 뒷모습을 그때 단칼에 베어버렸어야 했는데...
자꾸만 뒤 돌아보게 되는 사랑의 긴 그림자에 지쳤다.
사랑의 맹세를 믿지 않았지만 그렇게 쉽게 변할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또 한 번 사랑의 어두운 모습과 그 현란한 유혹에
그만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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