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때로 어떤 생각에 깊이 침몰하여 초점 없는 눈빛으로 멍하니 있을 때가 있다.
그런데 우리 인간만 어떤 생각에 잠겨 멍하니 있는 걸까?
아주 가끔이지만 강아지나 고양이도 뭔가 생각에 잠긴 것처럼 시선을 한 곳에 두고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지만 그게 우리처럼 어떤 생각에 잠겨있는 것인지
그냥 한 사물에 관심을 두고 시선을 고정시킨 건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강아지나 고양이와 같은 동물들도 때로는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길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들도 나름대로 뭔가 생각은 하는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오늘도 운전 중에 한 가지 생각에 몰입하게 되어 신호를 지킨 건지
속도위반에 걸린 건 아닌지 전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깊은 생각에 빠져있다가 깜짝 놀랐다.
어떻게 운전 중에 그토록이나 깊은 상념에 빠질 수 있었던 건지 모르지만
정신이 번쩍 들어 현실을 자각하고는 소름이 돋았다.
거의 5분 이상은 그런 상태로 운전하였기에 비록 짧은 시간 동안이나마
교차로와 과속 단속 카메라까지 두루두루 지나친 것 같은데 도통 기억나지 않았다.
신호 위반은 아니었는지 과속 단속 카메라 앞에서 정속 주행한 건지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아서 잠시 혼란스러웠다.
안전하고 편안한 집안에서도 아니고 어떻게 운전 중에 그토록이나 깊게?
마치 꿈이라도 꾼 것처럼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나의 5분!
생각할수록 무섭고 끔찍하다.

요즈음 신조어 중에 '멍 때린다!'는 그 말!
아무 생각 없이 그야말로 멍 ~ 하니 있다는 것인데
정말로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무아지경'속에 오래 머물 수 있는 것이 신기하다.
그건 도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그런 상태에 빠지게 되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들...
지난날에 얽힌 추억도 그렇고 비교적 최근의 일을 곱씹어가면서 잠시 시간을 멈춘 우리에게는
어쩌면 그런 시간이 바쁘고 정신없는 시간보다 훨씬 더 소중한 건지도 모르지만
운전 중에는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
위험하지 않은 공간에서라면 종종, 그리고 좀 더 길게
그런 시간 속을 헤매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그게 하고 싶다고 되는 일일까?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은 특별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된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일시 정지된 것 과 같은 모습으로
한동안 자신을 놓아버린 사람들의 모습이 왠지 나에게는 신비롭게 여겨진다.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만 같은 멍 ~ 하니 있는 순간에
우리 인류를 놀라게 할 만큼 엄청난 아이디어가 번쩍이며 스쳐지나고 있을지 누가 알랴?
누군가 그랬다, 이 세상에 의미 없이 존재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그래, 정말 그런 것 같다!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것만 같은 우리의 멍 때리는 시간도
또한 그런 순간에 번쩍 스치고 지나가는 멋진 생각과 번쩍이는 깨달음까지도
그 모두가 우리에겐 특별한 의미인 것 같다.
에고,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지금은 상념에 잠기기보다는 졸음에 겨워 잠시 멈춤 모드로 전환해야 할 것 같다.
아니구나, 잠시 멈춤이 아니라 전격적인 꿈나라 여행을 떠나야겠구나!
음... 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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