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손에는 크고 맛있는 떡이 없다!
있지만 남의 것이 비해 너무 작고 초라하기만 하다.
그런데 정말 그런 걸까?
우리는 늘 내 손에 쥔 떡보다 남의 손에 있는 떡에 관심이 더 많다.
내 손에도 떡이 있지만 자꾸만 다른 사람의 떡을 곁눈질하면서
자기 떡과 비교하며 더 크고 맛있어 보이는 남의 떡에 마음을 빼앗기고는
내 떡은 왜 이러냐며 한 번도 마음껏 만족하는 법이 없다.
그래서 늘 배고프고 불행한 나날을 괴로워하며
정작 자기 손에 들고 있는 소중한 떡을 제대로 음미하지도 못하는
2중으로 불행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가진 떡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불행!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더 노력하여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며
보다 큰 성취감을 느껴가면서도 우리의 욕망은 끝이 없다는 것에 불행이라는 함정이 숨어 있다.
'그래 여기까지다!' '이만하면 됐어!' '나는 이 정도면 충분해!'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우리는 늘 더 크고 좋은 것, 더 나은 내일을 추구하며 불만족스러운 현실 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노후를 맞이하고는 땅을 치며 후회한다.
이게 인생인 줄 알았더라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실컷 즐기고 놀아나볼 것을
그놈의 돈이 뭐고 출세가 뭐기에 앞만 보고 달리다 여기까지 온 것일까!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억울하다고 몸부림쳐 보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고 되돌아가 고쳐 잡을 수도 없다.
그래, 좋다! 출세도 좋고 돈도 좋고
세상 좋다는 그 모든 것들을 다 누릴 수만 있으면 마다할 일은 없겠지!
하지만 내가 원한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되고 싶다고 하고 싶다고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닌 게 세상의 일이란 것을 알게 됐을 때는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써버렸고 낭비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하지만 어쩌랴!
지나가버린 것은 세상 그 누구도 다시 되돌릴 수가 없다.
그나마 남은 시간을 내가 가진 것만이라도 제대로 누리며
진정한 행복이 무언지 느끼고 누리며 살아야 한다.

내 눈에는 내 떡만 보여!
다른 사람들이 어떤 떡을 갖고 있는지 난 관심 없다.
남이야 무지개떡을 먹든 수수팥떡을 먹든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
이제부터는 나의 1분 1초가 소중하다, 남의 일 따위에 내 시간을 빼앗길 수는 없지!
나는 나, 내 인생은 내가 설계하고 내가 이끌어간다.
너의 떡이 아무리 고급지고 맛난 떡인들 내 손에 있는 이 보리개떡만 하겠는가!
내게 주어진 시간과 내게 주어진 능력으로만 꾸려온 나의 삶에
세상의 그 어떤 것도 끼어들 수 없다.

오늘도 나는 내가 직접 만든 나만의 떡으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만찬을 즐기련다.
내가 머무는 이 소박한 공간에 퍼지는 은은한 음식 냄새를 함께 누릴
나의 노모께서도 내가 준비한 밥상을 매번 신기한 듯 둘러보시고는
그 어느 고급 식당의 음식보다도 더 맛있게 드신다.
65년 만에 내게 주어진 이 기회를 100% 아니 그 이상 최대한 살려서
어머님과의 시간을 채워가고 싶기에 매 끼 미다 이번에는 어떤 걸 준비할까 궁리하며
집안에 있는 모든 식재료들을 떠올리고 내가 가진 레시피를 총동원한다.
울 엄니는 물론 나 조차도 처음 만들어보는 요리까지 선보이면서
2주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나의 일상이 흘러가고 있다.
막연하게나마 생각해 왔던 일이 현실이 되었기에 그다지 큰 불편도 없고
갈등도 없이 마치 모든 것을 미리 준비라도 하고 있었던 것처럼
매끄럽게 잘 흘러가고 있는 것에 나도 새삼 놀랍다.
오늘 점심은 만두라면이 어떨까?
어머님은 같은 음식을 연이어 두 번 올리는 것을 별로 좋아하시지 않기에
다양하게 바꿔가면서 식사를 준비하려고 최대한 머리를 굴린다.
지금 내 손에 들고 있는 떡만으로도 아직 한참 더 바꿔가면서
식단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그래, 이 정도면 괜찮은 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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