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려고 심어 놓은 야채나 나무들 보다
더욱 무성하고 싱싱하게 자라나는 이름 모를 풀들...
하나 하나 가만히 살펴 보면 나름대로 예쁜구석도 있고
그 나름대로 또 하나의 생명이기에 그대로 두고싶지만
그 풀들을 그냥 두면 정작 잘 키워야하는 채소들과 나무들이 치여서
제대로 자랄수가 없기에 부득이 뽑아 내거나
제초제를 쳐서라도 온갖 잡풀들을 제거 해야만한다.
심심치 않게 들어 왔던 그 이름
제초제를 어제와 오늘에 걸쳐서 물에 희석하여
마당과 정원 그리고 밭에 뿌리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가끔 뉴스를 보면 누군가가 비관 자살을 할 때 제초제를 마셨다고도하고
농약은 마셔도 바로 병원으로 가면 살지만
제초제는 마셨다하면 그걸로 끝이라고도 하는 무시무시한 소리들...
태어나서 처음으로 등에 분무기를 메고
파릇파릇 생생한 풀들에게 제초제를 뿌리면서
아무런 느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겠지!
우리들이 편하자고, 그리고 우리들의 이익된 생활을 위해서
죄없는 풀들을 무차별 죽여야만 하는 제초제 살포 작업은
그다지 즐거운 일은 아니다.
물론 그 무게 때문에 힘들기도 하고 반복되는 펌프동작으로 팔도 아프지만
그것보다도 더 힘든것은 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며, 행여 그 독극물이
내 몸으로 풍겨져 오거나 코로 호흡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느라
어지간히 힘든 일이기도한것이다.
농사 짓는 사람들이 농약 없이 농사를 짓는다는 일이 얼마나 힘든것인지
조그마한 땅이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알것이다.
잠시만 그냥 두어도 풀들은 어느새 땅에 뿌리를 내리고
왕성한 생명력으로 자라 오른다.
오늘 분명히 다 뽑아내고 약도 쳤건만
며칠 후면 다시 파랗게 땅을 뒤덮는 풀들의 무지막지한 생명력!
정말이지 풀처럼만 잘되면 농사 지을만하다는 어느 농부의 말이 실감난다.
그만큼, 바라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는 풀은 잘도 자라는데
정작 키우려고 하는 농작물들은 온갖 정성을 쏟아야만 풍성한 수확을 기대 할수 있기에
그렇겠지만 정말 풀은 아무데서고 잘도 자란다.
난 어제와 오늘 그 풀들을 제거 하려고 독약을 풀어 뿌리면서
과연 이 풀들을 죽이기 위해 땅에 이런 독한 약을 뿌린다면
그 땅은 우리들에게 무엇을 돌려 줄것이가를 생각하게 되었는데
결국은 우리들이 뿌린 그 독극물을 어떠한 형태로든 우리가 돌려 받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어쩐지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나중에 나의 땅을 갖게 된다면
약을 쓰는 대신에 다른 방법을 찾아내야 하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일을 마치고는 나는 그 독에 피해를 보지않으려고 씻고 또 씻었다.
제초제...
풀을 없애면 땅은 행복할까?
*부는 바람*
'글이랑 > - 나도 낙서 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은 어서 가고... (0) | 2007.08.16 |
---|---|
도시에 내리는 비 (0) | 2007.08.06 |
지나가는 비 (0) | 2007.07.29 |
"장마비"와 "장맛비" (0) | 2007.07.10 |
청포도 (0) | 2007.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