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그 빗속에
놓고 왔다.
당신과의 사랑도
그 특별했던 추억들도
잡을 수 없었던 날들이 그랬듯이
우리가 속절 없이 떠나버린 그 숲 속
작은 오솔길에 그대로 놓고 와버렸다.
지금도 내 가슴 한쪽에서 내리고 있는 여름 비
그 빗소리와 함께 당신의 손은 아직도 따뜻한데
둘이서 걸었던 빗속의 그 계곡 산길에는
누가 오고가는지...
낮에는 매미가 저녁에는 귀뚜라미가 울어대니
가을이 멀지 않은가보다.
우리들의 그 여름이 떠나려나보다!
향기로운 꽃 향기 머물던 자리
뜨거운 우리의 사랑이 불타던 그 자리를
굳이 비집고 들어오는 가을을 미워하지는 않지만
가슴이 타버릴 것 같은 뜨거운 여름을
더 있어달라 잡고 싶지는 않지만...
특별한 이야기들을 남겨준 그 여름 그 길 어딘가에서
우리들의 아름다운 추억을 노래하고 있을
이름 모를 꽃들이 대신하여 부르는
그 노래를 들으러 가고 싶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또 겨울이 온대도
거기 그렇게 떠나지 않고 있을 우리들의 이야기는
기나긴 여행을 마치고 이제 나의 가슴 속에
자리를 잡고 추억의 보금자리를 트는데...
내 사랑 당신은 어디에!
사랑을 속삭여주던 그 입술 별 같던 눈빛
아, 그렇게도 간절하게 바랐던 그 순간은 떠나고
언제 다시 돌아온단 기약도 없는 긴 이별 속에 잠긴 밤...
그 밤에 함께 부르던 노래를 벌써 잊은건 아니겠지!
그 어두운 여름밤을 헤집고 확인한 가슴속에 흐르던 눈물을
사랑하는이여, 기억하오!
그 건 눈물이 아니라 피의 맹세였음을...
지울 수 없는 언약임을!
매미 소리가 빗소리처럼 들리는 지금도
그 한적한 산 계곡의 숲 길로 나란히 걷고 있는
당신과 나의 그 아름다운 사랑을
언제까지고 추억하겠소!
내 사랑, 그 여름 그 빗속에...
그렇게 두고온 사랑!
*부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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