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120☎
굳이 가을이 아니라도
편지를 주고받는 것은
가슴 따뜻한 일이었습니다.
요즈음엔 편지를 보내도
답장은 전화기로 보내니까
손으로 편지를 쓰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게 되었지만
가끔은 손으로 쓴 편지를
보내고 싶고 또 받고 싶은데
함께 할 사람이 없기도 하거니와
편지지와 봉투를 준비하고
우표를 붙여서 우체통에 넣는
그 과정이 너무 번거로워
포기하게 됩니다.
이용자가 없어지니 우체통도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이제 도심의 유물이 되어
추억 속으로 사라져갔습니다.
종이도 펜도 없이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즉석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전화 메시지와 무료 메신저들로
신세계를 만난 것처럼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것도
잠시...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무한 복제 메시지들이 넘쳐나
이제는 귀찮은 지경입니다.
그런 거 말고
손으로 한 자 두 자
꼭꼭 눌러 쓰다 지우고
또 써내려간 손편지
보낸 이의 마음과 정성이
가득 스며있는 그런 편지 한 통이
정말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소녀 / 소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