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다, 다들 그렇게 바쁜 줄!
느닷없이 뭔가 하긴 해야겠기에 날을 잡고 일을 추진했는데
하필 연휴 중간의 날이었고 그것도 코로나 이후 가장 느슨해진 시기로
누구나 여기저기 바쁜 일정으로 동분서주하는 시월의 첫째 연휴.
앞뒤 정황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일정을 잡았다는 자책으로
조금은 후회도 되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계절의 첫머리 일요일이
무조건 마음에 끌린 것을 어찌하리!
그냥 밀어붙였고 일은 계획대로는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잘 마무리되었다.
아주 오랜만에 들어본 통기타도 좋았고 맑고 시원한 자연의 품 안에서 부르는 노래도
더없이 상쾌하고 기분까지 좋아서 듣는 사람들이야 어떻든 상관없이
마냥 즐겁고 유익한 한때를 보내고 왔는데
과연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다른 분들도 좋았을까 생각하니
갑자기 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나만의 시간, 나의 만족을 위한 자리였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고 그렇게 또 하나의 결과와 함께 평가하노라니
많은 아쉬움도 뒤따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지금부터는 늘 꾸준하게 무대 준비를 손에서 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오래도록 잊고 지냈던 지난날의 기억과 또 마주하게 되면서
어쩌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가던 길을 그대로 쭉 다시 이어가는 것이라는 각성에까지
다다르게 되었다는 걸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래, 잠시 멈춰 쉬었던 것뿐이구나!
나는 늘 기타를 품고 있었고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는 걸
스스로 느끼지 않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싶고
그렇게 하는 것으로 마음의 짐을 벗어 놓고 싶었던 것이었나 보다.
- 가을에, 못 다 부른 노래들과 못 다한 이야기들을
- 다시 가을로 돌아가서 그 가을에 걷던 길로 살며시 끼어들어
-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가야 하리라!

고맙다, 가을아!
고마워 가을 길동무들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