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일어나면 햇볕이 뜨거워지기 전에 출발하여 동네를 크레 한 바퀴 돌고
동네 한 귀퉁이에 야트막하게 자리하고 있는 동산에 들어가 맨발 걷기로
아침 운동을 마무리하고 들어오는데 그렇게 걷고 오면 8천5백 보 정도
걷게 되는데 만 보를 채우지 않고 그 정도에서 마무리한다.
어차피 다른 볼일을 보느라 이리저리 다니다 보면 결국 하루 동안
만 보는 훌쩍 넘기게 되니까 아침부터 애써 만 보를 채우려 하지 않는다.
그나저나 오늘 나가서 보니 맨발 걷기를 하던 그 작은 동산에
9월부터 내년 5월까지 공사를 하게 될 거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당장 맨발 걷기를 다른 곳으로 가서 해야 된다는 이야기인 데다가
숲이 없어지는 건 아니고 공원으로 조성하여 멋지게 단장하겠다는 이야기지만
솔직하게 하나도 반갑지가 않다.
우리 인간의 개발은 대부분 환경 파괴 수준이기에 반갑지 않은 거다.
자연 그대로를 최대한 살려서 꼭 필요한 시설만 살짝 추가하면 좋을 텐데
불필요하게 나무를 잘라내고 인위적인 시설물들을 때려 짓고
산책로에는 블록을 깔거나 심지어는 시멘트로 발라버리는 처참한 개발은 정말 싫다.

현수막에 시공사의 전화번호가 있기에 결국 전화를 했다.
숲 속의 산책로는 자연 그대로 두고 인공적인 포장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그러잖아도 그럴 생각이라고 하네?
웬만하면 숲은 건드리지 않을 생각이란다.
두고 봐야 아는 거지만 일단 말이라도 그렇게 하니 마음이 놓인다.
도심 속에 건물들을 걷어내고 조성하는 공원이라면
맨바닥에 새롭게 조성해야 하기에 어쩔 수 없다지만 기존의 숲을 파헤쳐가면서
건물을 짓거나 공원을 만든다고 인위직언 구조물 등을 설치하여 공원을 조성하는 건
정말이지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나 다름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래, 그냥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다시피 한 숲이라
사람들의 손길을 더하여 보다 쾌적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조성한다고 하니
얼마나 근사한 결과물이 나올지 기대해야겠지만
당장 맨발로 걸을만한 다른 곳을 찾아봐야만 한다.
사람들도 많고 찻길과도 가까워서 지금의 숲 속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대안으로 떠오르는 후보지가 한 곳이라도 있으니 그나마 다행인데
그 길에는 애완견과 함께 산책하는 분들이 좀 많은 편이라 좀 그렇다.

애완견 데리고 다니는 분들이 관리를 잘해줘야 할 텐데
며칠 전에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개똥을 밟았는지 냄새가 자꾸 나서 보니
우측 신발에 똥이 묻어 있었다 설마 사람의 것은 아닐 테고
필경 개들의 똥일 텐데 아직도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애견인들이
제법 있다는 사실은 정말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내 눈에 띄지만 않으면 별 문제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뒤처리를 하지 않고
그냥 자리를 뜨는 사람이 내 눈에 띄기라도 한다면 나에게 혼 좀 나야 할 거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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